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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회고

어느덧 7월 중순. 2023년도 반절 하고도 2주나 지났다. 회고는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기회로 습관을 기르고자한다. 개발자로 살아가면서 글쓰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 글또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설명에 작성한 것처럼, 올 상반기에는 2번의 이직이 있었다.

  1. 첫번째 이직은 3년 넘게 몸담았고 정들었던 퍼즐에이아이를 떠난것이고.
  2. 두번째 이직은 올 상반기에 함께했던 플레이태그를 떠나게 되었다.

각 이직의 이유와 올해 기대하는바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이직

19년도 하반기에 합류해서 1인개발자로 시작했다가, 테크리드까지 경험했던 퍼즐에이아이를 떠나게 되었다. 시드라운드 직후에 합류했던 회사는 퇴사하기 전에는 시리즈 B투자까지 마무리 된 상태였고,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성장하는 환경이었다.

입사해서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음성인식기 프로젝트를 담당했었다. 그리고 음성인식기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다른 분께 전달하고, 코로나 시국에 자연스럽게 주목받던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담당하게 되었다. 시기를 잘 타서인지 비대면진료 서비스는 정말 승승장구했고, 서울시 코로나 확진자 원격상담,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건강검진 결과 비대면 상담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돌이켜보면 2020년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코딩을했다. 심지어 제주도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으니 서비스 규모도 당연히 커질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개발팀 규모도 증가했다. 혼자 프로토타입을 만들다가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합류했고, 백엔드 개발자가 합류하더니 개발팀은 자연스럽게 8명까지 늘어났다. 회사의 기업문화를 가장 잘 이해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리더십 포지션으로 이동했고, 커진 개발팀의 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좋은 개발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코드리뷰 문화를 정착시켰고, 글로 나누진 못했지만 월간 원온원이나 사내 세미나등을 유치했다. 합류했을 때 나는 5번째 멤버였는데, 퇴사할 때 즈음에는 40명으로 늘어나있었다.

그렇다면 성장하는 회사에서 왜 굳이 떠났을까? 코로나가 밋밋해지면서(?) 담당했던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급격하게 악화됐고, 프로젝트를 더이상 발전시킬 필요가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리더였던 나는 팀원들의 성장을 위해 고민했고, 리팩토링이나 테스트코드 도입, 퍼포먼스 최적화 등을 통해 구성원들이 더 깊게 학습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사용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리소스를 투자하는 것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자주 비교하는 것이, 내가 헤어 디자이너라고 할 때 샵은 계속 규모가 커지는데 나는 파마약만 짜고있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처음에 담당하던 음성인식기 프로젝트는 업계 1위로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당시 상황에서 내가 더이상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회사는 정말 환경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내가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곳에 남아있을수는 없었다.

두번째 이직

이런 고민들을 하던 와중 플레이태그에서 연락이 왔다. 시드라운드 직후의 회사는 퍼즐에이아이에 입사했을 때와 비슷한 환경이었고, pre-A 투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장 반응 검증이 끝난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하고 서비스를 키워가고 싶은데 대표님이 판단하시기에 내가 적합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co-founder 두분이 모두 미국에 있었고, 엔지니어팀의 반절은 미국에 있었다. 개발은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는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개발자를 찾고있었고,

  1.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2.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낼 수 있고
  3. 서비스를 출시해서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개발자

를 찾는 중이었다고 한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이직했고, 2개월 만에 프로토타입을 출시해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후속투자도 순조로웠고, 좋은 엔지니어와 사업부 구성원들이 합류해서 회사도 성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만들고 있던 서비스는 나의 역할보다는 인공지능 개발자들의 모델개발이 더 중요했고, 모바일 풀스택 개발자로 근무하는 나에게는 회사가 성장한다고 할지라도 기술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 것 같았다. 다시한번 나는 파마약을 짜고있다… 초기단계 스타트업이고, 서비스의 성공을 맛보지는 못했지만, 계속해서 지켜본다고해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직을 결심하고있던 중에 예전에 같이 스터디했던 개발자의 추천으로 올해 상반기 두번째 이직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출발

지금은 플레이태그에서 인수인계를 진행하는 중에 있고, 8/1부로 새로운 회사로 출근하게 되었다. Digital Transformation(DX)를 키워드로 삼은 조직인데, 큰 데이터와 트래픽을 처리하면서 그동안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고,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한다는 설렘과, 그동안 계속 혼자 개발했던 것과는 다르게 이미 잘 구조가 갖추어진 팀에 합류하게 돼서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지속해서 성장을 갈구하는 나에게 좋은 환경이 될 것 같고, 앞으로 계속해서 커리어를 쌓아갈 때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상반기는 이렇게 두번의 이직이라는 키워드로 마무리된다. 새로 합류하는 회사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고 그 결과를 볼 때까지 최선을 다 할 계획이다. 하반기도 열심히 달려서 회고를 통해 내가 어떤 것들을 얻었고 이뤄냈는지 기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Jul 17, 2023

AI Enthusiast and a Software Engineer